▶ 사찰이란
절(사찰,寺刹)이란 흔히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 가르침을 닦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성스러운 곳, 즉 불(佛) 법(法) 승(僧) 삼보(三寶)가 모두 갖춰져 있는 곳을 우리는 절(寺)이라 부른다.
또한 사미율의(沙彌律儀)라는 책에 의하면 절이란 "출가제자가 불법을 섬겨 받들어 가르침에 의거해 수행하는 곳"이라 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볼 때, 절이란 곧 수행(修行)의 도량(道場)을 말한다. 거친 번뇌 속의 우리 마음을 가꾸며 순간의 잘못을 반성하기도 하는 곳이므로 절은 참회(懺悔)의 도량이기도 하다.
또한 많은 이들을 위한 교화(敎化)의 도량이기도 하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기간을 정한 채 참선 및 기도를 위해 모여들며, 오랜 기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기적으로 열리는 법회에 참석한 그들은 산사의 깨끗한 물을 담아가듯, 생명의 양식이 될 부처님 진리를 설하는 스님들의 설법을 듣고 그것을 마음에 새겨간다.
그들은 재가신자(在家信者)라 불리워진다.
그 중 남자는 거사(居士) 혹은 처사(處士)라 하고, 여자에게는 보살(菩薩)이란 칭호가 붙여진다.(원래 재가신자는 모두 거사라 하였으나 후에 남자만을 칭하게 되었고, 처사란 용어는 중국 도교와 유교에서 쓰이던 것이다.)
우리말에 '절반'이란 표현이 있다. '반절'이라 거꾸로 쓰이기도 하는 이것은 한자로는 '折半'이라 하여, '반으로 자른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그 한자(漢字)의 의미적 표현과는 관계없이 '반절'이란 ' 반속(半俗)'이며 '반승(半僧)'의 반(半)에서 나온 말이다. 오랜 역사와 함께 민중들 삶에 깊숙이 뿌리내렸던 불교신앙. 그러므로 한국불교에는 '절반'이 많다. '절(寺) 반(半)'.
그들 삶의 중심은 절에 있다. 세파(世波)의 표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그늘진 곳에 파묻혀 사는 선비들(處士) 뿐만 아니라, 비록 세속에 몸담아 있을 지라도 세간에 얽매이지 않은 채 여유 자적한 삶을 누리는 '절반'은 틈틈이 절을 찾아 새 생활을 위한 새 힘을 얻는 것이다.
이렇듯 절에는 '온절'의 스님들과 '반절'의 신자들이 있다.
그러므로 이들이 합해져 절의 구성요소를 이루게 된다. 그럼에도 절이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업과 윤회의 질서에 의해 여러 생 여러 겁 동안 황폐되어 왔던 고요한 마음을 닦는 곳으로서, 절이란 장소적 공간에서 만이 찾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요한 마음을 돌이킬 수 있는 뉘우침의 장소로서 우리 마음과 우리 마음의 법,
우리 마음속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면 그곳에도 역시 무형적 공간으로서 절이 있게 되는 것이다.